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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편>2018년 포항시의 성(양성)평등 정책에 바란다. 2017/12/29
phwomen 님의 글입니다.

<논평>

2018년 포항시의 성(양성)평등 정책에 바란다.


Ⅰ. ‘성(양성)평등’사회 실현이라는 본래 목적에 부합하도록
포항시의 성(양성)평등 정책 추진부서의 명칭 변경을 기대한다.

2017년 말 현재 우리 정부는 “여성과 남성이 함께 만드는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민주사회”라는 비젼 아래, 이의 실현을 위한 “제2차 양성평등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지난 11월 제2차 양성평등기본계획의 수립 단계에서 천명했던 “함께하는 성평등, 지속가능한 민주사회”의 정책 비젼이 일부 보수단체들의 반발로 위와 같이 한 발짝 후퇴한 것은 못내 아쉽다. 현행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부처로서의 여성가족부 등 성평등추진체계가 부실하다며, 각 부처간의 협력과 조율 등을 위해 ‘성평등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하였으나 이 또한 ‘양성평등위원회’라는 이름으로 후퇴하여 구성된 것도 아쉽다. 2017년의 끝에서, 페미니즘 대통령이 되겠다던 대통령의 호언이 정책의 실현 과정에서 후퇴하는 모습에 여성계는 실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까지 여성운동의 약진으로 우리 사회의 성평등 관련 제도는 급속하게 진전하였다. 성별의 차이에 근거한 각종 폭력 행위의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규정한 제도에서부터 우리 사회의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강제하는 성주류화 전략까지 도입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이 동일한 속도로 진전되지 않는다는 것을 2017년 현재 우리사회의 성격차지수를 비롯한 성인지통계 등이 증명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의무를 우리사회는 제도로서 강제하고 있다. 즉, 우리사회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개입해야 할만큼 아직도 충분히 성차별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성평등기본계획’과 성평등추진체계로서의 ‘여성가족부’, ‘양성평등위원회’는 각종 성평등 정책의제를 기획하고 집행하는 등의 실행 추진체계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 포항시로 시선을 돌려보자. 포항시 또한 양성평등기본조례를 비롯하여 성주류화 전략의 실행도구로서 성별영향분석평가조례, 여성친화도시 관련 조례까지 성평등 관련 제도는 대부분 마련되어 있다. 성평등 실행 체계로서의 법률 체계는  있다는 것이다. 2017년 12말 현재, 성별에 따른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고 성평등한 사회로의 지향을 위해 ‘성평등’과 ‘양성평등’이라는 이름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라는 것은 앞서 언급하였다. 그러나, 수치스럽게도 포항시의 성(양성)평등 추진체계인 담당 부서의 이름은 “여성출산보육과”이다. 각종 조례 등 법률 체계는 양성평등을 넘어 성평등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를 실행하는 행정체계로서의 추진 부서 명칭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름’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망각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일상적으로 불려지고 특정지어지기에 ‘이름’으로 명명되는 순간 그것의 정체성이 되기 때문이다. 성(양성)평등추진체계인 부서명이 “여성출산보육과”로 이름 불리면서 성(양성)평등 정책 추진 부서는 여성을 ‘출산’과 ‘보육’의 담당자로 인지하고 정책 사업을 실행해 나가는 부서로 인지하게 한다는 것이다. 성(양성)평등을 촉진하여야 할 부서의 명칭이라기에 너무나 성차별적이다. 여성을 출산과 보육의 담지자, 재생산노동을 담당하는 자로서 규정 짓는 등의 성역할 고정관념이 이름에서 읽힌다는 것이다.

포항시는 현재 2018년 여성친화도시 재지정을 앞두고 있다. 포항시가 여성친화도시 지정 기간인 5년 동안 도시기반시설 및 공공시설물 중심의 조성사업에 중점을 두었다면 재지정을 앞둔 지금, 여성친화도시라는 명칭에 걸맞게 일상에서 성(양성)평등한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그 첫 걸음은 성(양성)평등 추진부서의 명칭을 성(양성)평등 실현이라는 가치에 부합하는 명칭으로 변경하는 것에서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


Ⅱ. 성(性)인지적 관점에 기반한 저출산 정책의 집행을 요구한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의 저출산・고령화 정책은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대통령 직속으로 그 위상이 상승한 ‘제6기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첫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근본적인 해법을 ‘여성 삶을 억압하지 않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은수미 청와대 여성가족 비서관은 “출산율과 출생아 수 자체를 당면한 목표를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들, 특히 여성과 청년의 삶이 바뀌는 사람중심 정책으로 패러다임은 전환할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사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근원적인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며, 그 정책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저출산의 원인은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이라는 생애주기에서 일과 생활을 균형 있게 수행할 수 없으며, 보육과 보살핌 노동으로 자신의 삶을 실현할 수 없는 현실 등으로 출산을 선택할 수 없음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하여 저출산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 및 국민들의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은 환영할 일이다.
포항시도 저출산・고령화 정책 사업에 대한 근원적인 해법으로 전환하기를 희망한다. 그간 포항시는 저출산 극복 시책의 일환으로 2010년부터 미혼남녀 커플매칭을 실시해 오고 있으며, 2017년 올해도 포항시 여성 공무원들과 군인들을 대상으로 ‘두근두근 오작교 캠프’를 실시했다. 더욱이 2016년 여성주간 캠페인에서는 ‘결혼은 빨리빨리 아이는 많이많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마치 저출산의 문제를 여성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듯한 의혹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즉, 포항시의 저출산 정책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과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공공의 책임보다는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으려는 개인의 책임을 더욱 강제하는 차원으로 접근하였다는 것이다.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고, 아이를 낳아야 출산율이 올라가니 공공의 예산으로 커플을 매칭하고, 아이를 많이많이 낳으라고 캠페인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저출산 문제가 극복이 되었는가? 아니다. 여전히 출산율은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포항시가 개인과 여성에게 책임을 강제하는 등의 실패한 저출산 정책을 재고할 것을 우리는 기대한다. 2018년 우리 포항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기를, 희망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기를, 그리하여 누군가의 강제가 아니라 스스로 흔쾌히 출산과 양육을 선택할 수 있는 공공의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기를 기대한다. 우리 포항시가 성평등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려가기를 기대해 본다.

                                                                      2017년 12월 29일
                                                                   사단법인 포항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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