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직장 내 성희롱 2차 가해를 자행하고,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포항MBC 신임 양찬승 사장의 대처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

최근 포항 MBC 내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포항 MBC 양찬승 사장은 피해자 보호 조치를 무시한 채 2차 가해를 자행해 조직 내에서 피해자를 위축 시키는 등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다. 또한 사건 발생 후 두달이 되 가는 시점에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포항 MBC 신임 양찬승 사장의 대처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

지난 3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후 포항 MBC에서는 성희롱고충심의위원을 구성하고 절차대로 심의위를 개최해 ‘위계에 의한 직장 내 성희롱’사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포항여성회는 피해자의 의견을 반영해 포항 MBC 인사위원회에 ▲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 ▲ 가해자의 기자직 배제를 통한 피해자와 가해자 업무 분리 조치 등의 권고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후 개최된 인사위에서는 해당 권고안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가해자 징계가 감봉 6개월 조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업무 특성상 가해자가 해당 업무를 계속할 경우 피해자의 노동환경은 보호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피해자는 본인의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고, 피해자의 일상은 보호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인사위 결정 이후 양찬승 사장은 피해자와의 면담 자리에서 “이것을 이용해서 다른 정치적인 의도가 끼어들면 안된다.(중략) 엄정하게 처리해야 하는 건 맞지만 너무 지나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다. 또한 회사측의 징계 조치를 수용할 것을 이야기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감봉 6개월의 인사조치는 합리적이라며 가해자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피해자에게 심각한 불쾌감과 모욕감을 주는 2차 가해가 발생한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또한 한 언론 인터뷰에서 포항 MBC 양찬승 사장은 “사내 노조가 2개로 갈려 있는 상황에서 필요 이상의 가혹한 징계가 나왔을 때 정치적으로 이용될 여지가 있고, 그래서 인사위가 공정하고 합당한 징계를 내렸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2차 가해라니 황당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회사에서 피해자 의견을 구하고 조치 방향을 알리려 거듭 연락했지만, 피해자가 계속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등 이번 사태의 문제를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미디어오늘, 2021.04.15 보도,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957)

최초로 피해자가 상담을 진행했을 당시 피해자는 현재 조직 내 상황에서 자신의 미투가 정치적 의도로 왜곡될 수 있지 않을까? 우려를 했다. 하지만 성희롱 사건은 사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정치적 의도로 성희롱 사건을 왜곡하는 것은 명백한 문제라는 점에 공감대를 가졌다. 이후 포항 MBC에서는 이번 사건을 매뉴얼대로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절차대로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신임 사장이 왜곡된 정치적 프레임이 작동할 수 있다는 식으로 사건을 왜곡했으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자행하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두 달여의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또한 피해자 면담 과정이나 여성단체와의 공식 면담에서 보여준 포항 MBC 양찬승 사장의 태도에서는 피해자 보호에 대한 의지보다는 외부세력이 사내 인사 문제에 개입한다는 불쾌감을 여실히 드러냈으며, 여성단체와의 면담에서도 권위적인 태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등 문제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16일인 오늘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포항 MBC 양찬승 사장은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권고사항인 기자직 배제 등을 전격 수용하고, 2차 가해에 대해 피해자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이 진행된 지 2달이 다 되가는 시점에서야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심각한 유감의 뜻을 전하는 바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 지체없이 사실을 조사해야 하며 피해 근로자 보호를 위하여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며, 이 경우 사업주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할 경우 피해를 입은 근로자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포항MBC 신임 양찬승 사장은 피해자에게 회사의 징계 조치를 수용할 것을 받아들이라고 했으며, 여성단체와 노조측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뒤늦게 피해자의 의견을 수용하겠다며 미온적 대처를 한 것은 명백한 문제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포항 MBC 신임 양찬승 사장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며, 공개 사과하라!

하나. 포항 MBC는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와 재발방지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

하나. MBC는 포항 MBC 신임 사장의 2차 가해에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성 평등한 조직 문화 조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2021. 04. 16. 금

포항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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